1.
      그 분은 이 원고가 책으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이렇게 글을 맺었습니다.“그럼 나는 이 책을 들고 차가 다니지 않는 횡단보도를 마구 뛰어다녀야지.”차가다니지 않는 빨간불 횡단보도 위에서 마구 뛰어다니는 그의 손에 쥐어진 이 책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 후지이 다케시 <무명의 말들>(포도밭, 2018) 중에서
후지이 다케시 작가가 블로그에 쓴 글이 어서 책으로 나오길 기다리는 독자와 그를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출판사가 생각하는‘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독자와 작가가 공감하면서, 동시에 의심하며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때 우리의 삶이 펼쳐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2.
      밥을 먹고 난 다음, 그 효과는 얼굴빛이 빛나고 피부에 윤기가 흐르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환한 얼굴빛과 윤기 나는 피부에 어떻게 밥알의 형상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독서하여 얻는 효과는 일을 실행에 옮길 때 비로소 드러난다. 글이나 문장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밥알이 변한다고 해도 도리어 술지게미와 비슷하니, 그것이 바로 대변이다.
     만약 체해 곧장 내려가게 되면, 밥알의 형상은 먹은 그대로다.
     만약 잘 모방한 글이나 문장을 두고 제대로 독서한 효과라고 주장한다면, 밥알이 변한 대변이나 혹은 소화도 되지 않고 곧장 내려간 밥알을 두고 잘 먹은 결과나 보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홍길주, <수여난필>, 19세기(<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고전연구회 사암.한정주.엄윤숙, 포럼, 2009 재인용)

쓰고 읽는 사람들이 부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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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등록: 제2023-0000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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